회로설계에 대한 고찰
- 안녕하세요. 회로설계 경력 20년이 넘는 KlayLee입니다.
- 외국계 기업에 회로 설계자로 입사 후 20여년간을 회로설계, 검증, 매니저, 기구설계 매니저, 소프트웨어 개발자, 신제품 개발까지 여러 경험을 하면서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20여년의 시간이 지나갔네요. 지금은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지금 생각해 보면 제일 잘한 것이 설계자가 아닌 매니저일때도 설계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개인적으로 계속 설계를 해 왔었던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설계자로 입사하더라도 결국에 매니저가 되지 못하면 자리에서 밀려나게 되고 후배들에게도 무능력한 존재로 인식되는 이상한 나라인 것 같습니다.
- 대한민국사회는 엔지니어들에 대한 인식과 대우가 그리 좋은 것 같지 않습니다.
- 그래도 요즘은 엔지니어에 대한 인식 자체가 많이 개선이 되었고 설계 자체를 좋아하는 엔지니어들도 많아져서 예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인 것 같습니다.
- 저는 기구설계, 회로설계, 소프트설계, PCB 설계등을 경험한 엔지니어지만 회로설계 경력이 가장 많기 때문에 회로설계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볼 까 합니다.
- 회로설계에 입문했거나 입문하려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관점에서 작성한 주관적인 글이기 때문에 참고하시고 보셔면 좋을 듯 합니다.
1) 회로설계란 무엇인가요?
- 회로설계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만족하고 기능구현은 물론이고 평가사양을 모두 만족하며 가장 단순하고 싸게 만드는 행위입니다.
- 목적에 따라 회로설계 방향이 달라지게 됩니다. 신제품을 만들 경우 적합한 IC들이 많이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아날로그 회로로 설계를 하게 됩니다.
- 아날로그 회로로 설계를 한 후 기능 검증과 평가를 한 후 이를 ASIC이라는 주문형 반도체로 집적화하는 작업을 합니다. 한마디로 디지털화 한다는 의미입니다.
- 대부분의 설계자들은 이미 만들어져 있는 수동소자, 능동소자, IC등을 사용해서 설계를 진행하지만 까다로운 신제품을 만들 경우 앞서 설명드린 아날로그 회로설계로 진행합니다.
- 아날로그 회로 설계는 꽤 어렵습니다. 저 역시 지금도 어려운 설계 영역이라고 생각됩니다.
- 대부분의 회로설계는 전원설계 또는 특정 분야의 설계를 제외하곤 디지털 회로 설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디지털 회로 설계를 잘 하기 위해서는 회로 부품들의 사양서를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 회로부품 사양서에는 회로설계에 필요한 모든 내용들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얼마나 잘 해석하고 응용하느냐에 따라서 회로설계자의 레벨이 결정됩니다.
- 회로설계의 기본은 회로소자들의 물리적 구조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R, L, C, DIODE, LED, Transistor, FET, Relay, OP AMP등등 이런 소자들의 기본 원리를 잘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기본이 없다면 회로설계는 불가능합니다.
- 제가 회로설계를 한 지 10년 쯤 되었을 때 신입사원이 저에게 ‘회로설계는 몇년정도 해야 잘 할 수 있나요?’ 라고 질문을 했습니다. 저는 몇초간 대답을 못하고 많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제가 한 대답은 ‘회로설계는 일주일만 배워도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 10년을 회로설계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어렵다…’ 였습니다.
- 지금도 저는 회로설계가 어렵습니다. 고객의 요구사양에 대해 사양을 정리하고 정리된 사양을 가지고 설계를 하면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회로 설계가 가장 심플하고 가격이 저렴한 설계인가는 항상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회로 부품들은 계속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고 신기술이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고객이 전화기를 만들어 달라고 하는데 제가 아이폰 10을 설계했다고 해서 계속해서 아이폰10의 회로설계를 주구장창 똑같이 설계하면 어떻게 될까요? 뒤쳐지게 됩니다.
- 제가 현직에 있었을 때도 바로 이점 때문에 주기적으로 부품 메이커들을 만나고 신제품이 나오면 평가 보드를 만들어 테스트를 해 보고 장단점을 비교하곤 했습니다.
- 지금 내가 가장 최신의 회로설계를 했다 하더라도 내일은 뒤쳐질 수 있다라는 의미입니다.
- 이 글을 보면서 현직에 몸담고 있는 분들은 웃으실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보통 설계를 하나 해 놓으면 2년 3년 또는 십수년을 그대로 유용해서 설계를 하거든요. 회사 시스템에 등록된 부품을 바꾸기도 어렵고 부품을 바꿀려고 할 경우 회로부품사들과의 어느정도 물량 규모가 계약되어 있기 때문에 바꾸기도 어려운 현실도 있기 때문입니다.
- 말이 길었네요. 정리하면 회로 설계란 회로 설계 시점에서 가장 심플하고 싸게 설계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설계라고 생각합니다.
2) 회로설계자의 비젼은?
- 썩 좋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ㅠㅠ
- 요즘은 소프트웨어 설계가 대세입니다. 소프트웨어를 할 줄 모르면 취직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으셨을 겁니다.
- 대기업의 경우 기구설계나 회로설계를 돈이 되지 않는 사업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다시말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분야지만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충분히 대응 가능한 분야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최소한의 회로설계 엔지니어만 확보하고 대부분의 설계 업무를 외주로 돌리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설계자만 주구장창 뽑고 있습니다. 다른 선진국들의 대기업들의 생각도 동일한 것 같습니다.
- 하지만 제 생각은 미래가 그리 어둡지는 않다고 생각됩니다. 단, 회로설계만 잘 해서는 안되고 어느정도의 기구설계와 소프트웨어 지식이 갖춰진다는 조건에서 말이죠.
3) 궁극의 회로설계자가 되기 위해 어떤 것들을 공부해야 하나요?
- 회로 소자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셔야 합니다.
- 회로 부품의 사양서를 공부하세요. 사양서에는 회로설계에 꼭 필요한 내용들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 회로설계자로 몇년 경험을 쌓다 보면 EMC에서 막히게 됩니다. EMC는 회로설계 영역이기도 하지만, PCB설계 영역이기도 합니다. 결국엔 PCB설계도 배우셔야 합니다.
- 소프트웨어 설계도 배우셔야 합니다. 회로 설계를 하다보면 소프트웨어설계와 겹치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이 부분만이라도 완벽하게 공부하시고 이해하셔야 합니다.
- 툴도 잘 사용해야 합니다. 어떤 툴들이 있는지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보세요.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이 블로그를 통해서 하나씩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 줄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CB 설계라면 모를까 회로 설계의 전망이 어둡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네요. 노드가 조금만 바뀌어도 성능이 휙휙 변하는게 트랜지스터인데..외주를 준다고 해도 주변회로나 맡기지 코어는 무조건 핵심인력이 해야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외주 주는게 가장 맞지요. 인력이 워낙 풍부하니..
답글 감사합니다. 음… 111님의 생각이 맞을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의견보다는 여러 대기업들과 협업을 많이 했던 경험에 비추어 작성한 내용입니다. 실제 어떤 제품을 설계하고 개발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 없는 신제품을 개발할 경우에는 아날로그 회로로 설계하고 필터 설계를 해 가면서 정말 회로 설계자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느 정도 검증이 되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면 ASIC까지 개발하는 것이 회로설계자이지요. 하지만 이런 역할을 하는 회로 설계자는 극히 일부이고 대부분 디지털 회로설계를 하는 역할 만 대부분 국한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디지털 회로설계가 쉽다는 의미는 아니구요… 제가 20여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바라본 관점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의 대우인 것 같아요. 제가 느끼기에는 회로 설계자의 대우가 그리 좋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제 관점에서 진정한 회로설계자는 회로설계뿐만 아니라 EMC설계와 PCB설계까지 겸비하면 어느정도 대우는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저리주저리 적어 봤습니다. 그럼…
안녕하세요. 저는 회로설계 경험없이 pcb설계만 10년 해왔습니다. 제가 처음 pcb 설계를 시작했을때 만해도 pcb설계만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pcb설계 전문 업체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pcb 설계뿐만 아니라 회로설계까지 같이 할줄 아는 사람을 뽑는 추세더군요. . . 저도 그동안 pcb 설계하면서 회로설계도 같이 할 수 있게끔 영역을 확대 하려고 시도를 해보았지만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궁금한점은 하드웨어(회로설계)랑 pcb설계하는 사람은 있다고 하고 가능하다고 하는데 pcb설계만 해봤던 사람이 회로 설계도 하는것이 불가능 한것인지 궁금합니다. 아니면 사람들의 선입견인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회로설계 경험없이 pcb설계 경험만 10년 해왔습니다. 제가 처음 pcb 설계를 시작했을 때 만해도 pcb설계만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pcb설계 전문 업체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pcb 설계뿐만 아니라 회로설계까지 같이 할 줄 아는 사람을 요구하는 추세인 것 같더라구요..저도 그동안 pcb 설계를 하면서 회로설계도 같이 할 수 있게끔 영역을 확대하려고 시도 해보았지만 쉽지가 않았습니다. 하드웨어(pcb 설계)하던 사람이 pcb 설계하는 하는 것은 가능하고 종종 있다고는 하지만 pcb설계만 해봤던 사람이 회로설계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많이들 이야기 하는데 진짜 불가능한 일인지 궁금합니다. 아니면 사람들의 편견이나 선입견인지 궁금합니다.
불가능한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에 비춰어 봤을 때 편견이나 선입견을 갖게하는 일들이 비일비재 했습니다.
회로설계자가 PCB설계를 하는 것은 회로를 이해하고 PCB를 설계하기 때문에 PCB설계 툴을 배우면 빠르게 적응이 가능하나
PCB설계자가 회로설계를 하려고 시도해 본 사례를 많이 봤는데, 회로를 이해하는데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100%였습니다.
제가 회사를 다닐 때 PCB설계자가 회로를 배워서 회로 설계까지 하려고 육성한 사례가 10명이 넘었는데, 모두들 포기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럼 회로를 어디까지 이해해야 회로를 안다고 하는 걸까요?
이부분이 참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육성 차원에서 PCB 설계자들에게 회로 설계 교육을 한 적이 있었는데, 미묘한 이해의 구간이 존재하더라구요.
그래서 모두들 조기에 포기하더군요.
회로 전공자들은 대학에서 전자회로, 회로이론, 반도체 공학, 전기자기학을 4년간 배웁니다.
저도 전자공학 전공이라서 배울때는 이걸 어디에 써 먹을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전자가 뭐고 정공은 뭐고…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FET는 도대체 어떻게 동작하는 거야? IC는 뭐고… 이런 생각만 4년 내내 머리에 가득차 있었거든요.
그런데 회사에 입사하고 회로 설계자가 되면서 4년간 맴돌았던 의문점들이 실무와 결합되면서 하나씩 해결이 되더라구요.
그리고 회로 설계는 누구나 일주일만 배우면 할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건 문제가 발생했을때 Trouble shooting하는 능력이 기초가 있는 사람과 기초가 없는 사람이 극명하게 구분됩니다.
이 부분이 미묘한 이해의 구간이죠.
예를 들어 미분과 적분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공식을 외우고 있는 사람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활용 범위가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로도 마찬가지거든요.
단순하게 회로 소자를 선정해서 회로도를 그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회로 소자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향후 필드에서 일어날 문제점들을 이해한 후 최적의 소자를 계산을 통해 선정해야 합니다.
그 과정은 옴의 법칙부터 시작해서 시정수 계산, 미적분 계산 등등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최고의 회로 설계자는
요구사양과 평가사양을 완벽하게 이해한 후, 가장 싸게 회로를 설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이 왠만한 경력으로는 마스터할 수 없는 부분이거든요.
하지만 불가능은 없죠. 끝까지 포지하지 않는다면야 뭐…..
회로설계 분야는 온라인에서 관련 이야기를 찾아보기가 힘들었는데, KlayLee님 글이 혜성처럼 다가왔습니다. 오랜 경력과 다양한 경험을 비추어 소신 있는 이야기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설계는 물론이고 PCB나 소프트웨어 설계 등 여러 가지를 꾸준히 공부해야겠습니다.ㅎㅎ
글 잘 읽고 갑니다!
회로설계 직무와 관련한 이야기는 찾기가 어려운 편이었는데, KlayLee님의 글이 혜성처럼 다가왔네요. 오랜 경력과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작성해주신 소신 있는 글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회로설계는 물론 PCB 설계와 소프트웨어 분야도 공부를 많이 해야겠습니다.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